- 제목
- 남자 연극 독백 / 북어대가리 / 운전수
- 작성일자
- 2019.05.17
(트럭의 경음기 소리가 재촉하듯이 반복해서 들린다. 자앙은 창고의 문을 열기 위해 급히 뛰어간다. 잠시 후 트럭 운전수와 자앙이 창고 안으로 들어온다.)
임자 별명이 굼벵이라면서? 이 근처 창고지기들이 다들 그러던데. 임자가 어찌나 꾸물거리는지 굼벵이래. (들고 있는 서류를 자앙에게 준다.) 오늘은 보관시킬 상자가 일흔다섯 개. 가져갈 상자가 서른두 개야. 그거야 내가 알 바 아니지! (침대에 누워있는 기임을 가리키며) 저 친구는 왜 안 일어났어. 장인어른이 오셨는데 누워있다니, 버릇이 없군! 내가 저 친구의 장인이 될 거래. 기막히지? 나도 몰랐는데, 술집 사람들이 나한테 귀띔해주더군. 어쩌면 저 친구와 내 딸이 결혼할 것 같다구. 물론 아직은 믿을 게 못 돼. 내 딸은 세상이 다 알아주는 바람둥이야. 이놈 저놈 사귀는 놈이 워낙 많거든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