형배야 야 나 좀 도와주라.

아니 내가 어떤 여자를 알게 됐거든.

이건 근데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이상한 게 아니고 그냥 뭐 어떻게 하다 알게 됐어.

근데 문제는 이 여자가 밤 10시만 되면 사진을 보내요. 자기 사진을... 그러니까...

내가 언제 너한테 뭐 부탁한 적 없었잖아...

좀 이번만 좀 부탁할게. 이번만 좀 도와주라.

아까 보니까 너하고 나하고 전화기가 똑같더라고.

바꾸자. 사진 올 때 까지만. 응?

야 너 내가 진짜 이런 사소한 일로 난리 나는 꼴 보고 싶냐?

아이고 그래 알았어. 알았어. 바꾸지 마. 이혼 하지 뭐.

너, 나, 순대, 불알친구끼리 서로 의지하고 좋네!

내가 여기저기 알아봐 가지고 다 글어 모아서 집사람 몰래 해줬는데 그 은혜도 모르고 진짜...

야 그러지 말고 좀 해주라... 그냥 평범한 사진이야... 어?

잠옷 입고 보내는 사진... 키티 잠옷 입고... 아 왜 있잖아 그 얼굴 하얗고 대가리에 리본 맨 고양이 키티. 나이? 나이도 12살 차이밖에 안 나. 근데 위로... 위로 12살... 57이야. 그 누나 같은 따스함이 있어. 나 좀 도와주라 형배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