차라리 생판 모르는 도둑놈이 내 돈 갖고 튀었으면 참을 만 해. 근데, 있지. 정말 내가 이 세상에 가장 믿었던 사람이, 내 피 같은 돈 들고 튀어봐라. 돈다. 머리고 심장이고 다 터질 것 같애. 그 인간이 미워 죽이고 싶어져. 그러다가, 내가 미워진다. 못난 내가 밉고, 내 인생이 다 싫어진다. 그 쳐 죽일 인간이 지금 니가 전화하고 있는 그 놈이라고 생각해봐. 그럼 돈 받는 게 쉬어져. 하긴 그런 건 있음 안 되지! (잠시 생각다가)그럼, 간단한 방법을 가르쳐 줄게. 경찰이라고 생각해. 그래. 경찰! 남의 돈 띠어먹고 도망간 놈을 대신 잡아주는 경찰. 영화 보면, 범인들이 그냥 순순히 잡히는 놈들 없잖니? 어떻게든 도망갈려고 하구, 어떨 땐, 형사들한 테 주먹질까지 하잖니? 돈 받아낼 때도 마찬가지야. 절대로 제 손으로 갖다 바치는 놈들 없어. 그럴 땐, 고문하듯이 들들 볶는 거야. 지가 먹은 돈 다 토해낼 때까지! 반항하면 쪼고 또 쫘서 쭈쭈바 짜내듯이 쭈욱 짜내는 거지!! 마지막 가진 십원짜리 동전까지 쫘악 뽑아내는 거야. 야. 너 착하고 순한 경찰이 범인 잡는 거 봤니? 악독하고 못된 경찰이 범인 잡는 거야. 악독하게 굴어야 되. 꿈이 나타날까 무서울 정도로...잔인하게!! 악랄하게!! 나올 때까지!! 닭 모가지 비틀 듯이 (손으로) 쫘악!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