뭘 그렇게 놀라냐. 서운하게. 학교 안 가고 거기서 뭐해. 어쩐 일이라니.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몇 년을 한 방에서 같이 살았는데. 친구가 죽었나 살았나 궁금하지도 않냐. 얘기 좀 할 수 있어? 잠깐이면 돼. 잠깐이면 돼. (주머니에서 구겨진 담배를 하나 꺼내어 입에 문다) 별 일 없지? 나 부탁이 하나 있는데... 원장이 너 되게 좋아하잖아... 니가 뭐 해달라면 웬만하면 해주고... 니가 원장한테 내 얘기 좀 잘 해주면 안 될까. 나가 살 때 구할 때까지만 한 몇 달만 살게 해주라고... 어차피 내가 가봤자 듣지도 않을 거고. 니가 얘기 좀 잘해 놓으면 그래도 찾아가기가 덜 그럴 것 같아서... 영재야 부탁 좀 하자. 왜 안 돼? 무슨 소리야?... 개새끼... (가방을 뺏고 영재를 발로 차 버리는 범태. 영재를 보며 울먹거린다) 죽을 때까지 원장 똥꼬나 빨고 살아라. 가서 내가 뺏었다고 징징 거리면서 새 거. 이왕이면 나이키 새 걸로 사 달라 그래. 신부님 되려면 필요하다고. 병신 같은 새끼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