- 제목
- 영화대사 / 쓰리몬스터 / 남자 / 영화감독 역(이병헌)
- 작성일자
- 2018.06.09
미안하다, 여보... 당신 그러지 않아도 지금 아프고 힘들텐데 이런 얘기까지 해서.. 많이 아프지? 근데...
넌 좀 아파도 돼...평생 한 번 아파본 적 없잖아, 고민도 없고...내가 경아를 왜 좋아하는지 알아?
걘 머리가 있거든, 말이 통한다고.. 너처럼 돌은 아냐. 아니, 돌멩인 차라리 조용하기라도 하지
넌 입만 열었다 하면 옷 사줘, 수술 시켜줘. 이딴 얘기 밖에 안 나오잖아. 난 너하고 누우면 있잖아?
여자를 안은 건지, 실리콘 주머니를 안은 건지 분간이 안가. 쟤 몇 살인지 알아요? 서른 셋이에요.
나보다 하나 아래야, 하나 아래... 맨날 보톡스 맞아가지고 활짝 웃어도 표정 하나 안 변해요.
저건 얼굴이 아니고 완전히 가면이야, 가면. 그 가면이 맨날 나한테 말을 해요.
사랑해요, 여보.. 야, 채미란. 너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번 솔직하게 말해봐라.
너 사랑이 뭔지 아니? 너, 손가락 너무 아까워하지 마라. 거 뭐, 그렇게 대단한 손가락이라고 울고불고 난리냐?
솔직히 니 연주가 그게 연주냐? 니가 그 손으로 무슨 요리를 하니 청소를 한번 하니? 반지 낄 때 말고 니가 손가락 쓸 일이 뭐가 있냐?
너, 잘 들어둬라...재능 없는 예술가는 말이야. 그게 뭔지 알아, 뭐 같아? 그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.
낫씽! 그건 있잖아.. 구멍 없는 반지나 무슨..네모난 공 같은 거야, 알아?
하여튼 뭐 피아노 못 치면 집 조용해져서 좋겠다, 야!
그리구 너도 빠이빠이할 때 가볍고 참 좋을 거야, 그치?
아냐, 아냐, 아냐...
내가 지난 십 년 동안 진짜로 하고 싶었던 얘긴 따로 있어.
진짜 십 년 동안 꾹꾹 참아왔던 얘기야.
궁금하니?
나가 죽어라, 이 썅년아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