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영의 회사 휴게실.   문영 : 아우 온 몸에 피가 도네 미소 : 들어올 때 보니까 회사가 되게 크더라. 내가 다녔던 회사는 여기에 비하면 회사도 아니네. 이렇게 휴게실도 있고. 문영 : 야 어떻게 들어 온 회산데 커야지 그럼. 나 열심히 해서 더 큰데 갈 거야! 뭐니 저 짐? 미소 : 아 저거... 나 집 나왔어. 문영 : 아 진짜? 미소 : 응. 그 문영아... 너 혼자 살지? 문영 : 응. 미소 : 나 좀 재워줄 수 있어? 문영 : 어... (전화 울린다, 받는다) 예 과장님. 예. 아 그거 제가 오전에 서울시에 문의해서 보고서 올려 뒀어요. 예. 아 제가 금방 올라갈게요. 네. 네... (전화 끊고) 아 점심시간에 교양 없이. 아 진짜 왜들 이러니들? 미소 : 그러게 진짜 엄청 바쁘다. 문영 : 아 빨리 얘기해야겠다, 보다시피. 그래서 며칠? 미소 : 하루만 재워줘도 되고 많이 재워주면 나는 고맙고. 딱 잠만 자고 화장실만 쓸게. 문영 : 그러니까 너 집이 없다고? 니가 그 정도로 돈이 없어? 미소 : 솔직히... 요즘 집세도 오르고 담배 값도 오르니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집을 나왔지. 문영 : 아직도 담배 펴? 미소 : 너 끊었어? 문영 : 조용히 해. 내가 언제 폈다고? (웃는다) 암튼 그래서? 미소 : 그래서 보증금이라도 벌어서 월세 낮은 데 가려고. 문영 : 미소야 너 바람 든 거 같다. 미소 : 이게 그렇게 이상한 얘긴가? 문영 : 스탠다드는 아니지. (잠시) 아니야 멋있다. 근데 내가 조금 예민해서 누구랑 같이 잠을 잘 못자. 난 좀 어려울 거 같은데 어떡하지? 미소 : 괜찮아. 너 어떻게 지내는지 보고 싶어서 왔어. 문영 : 내가 보고 싶었다고? 미소 : 응. 문영 : 너 여전하네.